오세정

뮤지컬 배우와 프로듀서로 활약하던 여성 공연예술인이 대형 인터넷 쇼핑몰의 간부로 변신했다. 인터파크의 공연팀장으로 최근 발탁된 오세정 (40)씨. 뮤지컬 여배우 출신이 온라인 비즈니스 분야 간부로 스카우트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오씨는 지난 가을 자신이 프로듀서를 맡았던 뮤지컬 ‘천적지악마’ 공연장에 들른 인터파크 관계자로부터 “인터넷 비즈니스에 새바람을 일으켜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삶의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생전 처음으로 ‘샐러리맨’이 된 오씨는 “시간 맞춰 집 나오고 들어온 것은 고등학교 때 등·하교한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오씨의 업무는 인터파크를 통해 연극 뮤지컬 오페라 무용 음악회 등 티켓을 판매하는 일. 월매출이 무려 80억여원이나 되는 큰 규모다. 그는 뮤지컬 출신답게 “앞으론 우리가 티켓을 파는 공연들의 품질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일부 공연 제작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도 하겠다”고 했다. 야채판매상이 된 야채 전문가가 배추밭에 찾아가 영농지도까지 해주는 셈이다.

오씨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배우만 하기엔 아깝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사업적 수완을 보였다. 87년 ‘아가씨와 건달들’의 아들레이드 역으로 출연하면서도 ‘사돈의 팔촌의 친구까지’ 인맥을 총동원한 끝에 기업체로부터 1000만원어치의 협찬을 유치해 600만원의 보너스를 받으며 “제작자보다 돈을 더 챙겨가는 여배우” 소리도 들었다.

93년 프로듀서 데뷔작인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공연할 때도 가수 강산애를 1주일간 스토커처럼 쫓아다닌 끝에 유다 역에 캐스팅하는 데 성공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그는 “공연현장을 뛴 사람만이 내놓을 수 있는 깜짝 아이디어가 몇개 더 있지만 차차 보따리를 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