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5 총선 때 학력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열린우리당 이상락(경기 성남·중원)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이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 17대 의원 가운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첫 사례이다. 총선이 끝난지 8개월 만에 당선무효 확정 판결이 나온 것은 과거에 비해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진 결과이다.

그러나 선거사범 재판 모두가 그동안 법원이 밝혔던 의지만큼 신속·엄정한 잣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17대 의원은 모두 46명이다. 이 중 확정 판결이 난 경우는 16명이고, 당선무효는 이 의원 1명뿐이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30명 중 4명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10명은 2심이 진행 중이며,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은 경우가 16명에 이른다.

법원은 총선 직전 전국 선거범죄 전담재판장 회의를 열어 선거사범 재판은 기소 후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등 1년 이내 최종심 판결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하고, 주요 위반 사범에 대해서는 가급적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하도록 권고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선거 직후 '선거범죄사건의 신속 처리 등에 관한 예규'까지 마련했다. 법원이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재판을 지연시켜 자격없는 국회의원이 4년의 임기를 다 채우는 잘못을 더 이상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물론 검찰의 기소가 늦어져 재판을 빨리 진행하기 어려운 사건도 있겠지만, 법원은 신속 엄정한 재판을 다짐했던 본래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1,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의원은 열린우리당 8명과 한나라당 1명 등 모두 9명이다. 적어도 이들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내년 3월 말까지는 내려져야 한다. 그래야 내년 4월 30일 재·보궐선거에서 정당한 국민의 대표를 선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 '잘못 반영된 민의(民意)'로 국사(國事)가 결정되는 상황이 더 이상 길어지지 않도록 사법부가 분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