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해 코드명 ‘5055’라는 공동작전계획을 2002년에 채택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작전계획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한반도 전투에 참가하는 미군 지원 활동을 하면서 수백명 규모의 북한 무장 게릴라가 일본에 침투했을 때 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으로 대처하게 돼 있다. 미군의 작전계획 중 5000번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대상으로, 한반도 유사시 한미 공동작전의 코드명은 ‘5027’이다.
작전계획 ‘5055’에 따른 자위대의 주요 역할은 공격당한 미군의 수색, 구조 등 미군에 대한 직접 지원과 미군 출격이나 보급거점 기지 또는 항만의 안전확보 등이다.
육상자위대는 북한 무장 공작원 수백명이 일본에 상륙하는 상황을 설정해 동해 연안의 원자력발전소 등 중요 시설 135개소에 대한 방호 임무에 나선다.
해상자위대는 해안에 집중된 원자력발전소 인근 바다에 호위함과 초계기 등을 대기시켜 공작선 침투 등에 대비하는 한편, 기뢰 제거 작전 등을 통해 한반도와 규슈(九州) 북부를 연결하는 수송로를 확보한다. 항공자위대는 조기경보통제기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C-130 수송기 등을 이용, 한반도의 피란민 수송을 지원한다.
‘5055’ 작전계획 수립과정에서 자위대는 무장 게릴라의 일본 상륙 규모가 ‘수천명 규모’라는 상황을 설정했으나, 미군 쪽에서 ‘많아야 수백명’이라고 주장해, 결국 미일 공동대처가 아닌 자위대 단독으로 대처하는 쪽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육상 자위대는 무장 게릴라 침투에 작전의 중점을 두기로 했으며, 앞으로 매년 개정되는 방위계획에서 홋카이도(北海道) 주둔 20여개 연대의 절반 가량을 수도권 방어 쪽으로 전환 배치해 중요 시설을 경계하기로 했다. 이 작전 계획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일 양국의 현역 국방관계자 사이에 조인된 것이며, 아직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조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 10일 각의에서 승인한 신 방위계획대강(防衛計劃大綱)도 ‘5055’ 작전계획을 전제로 수립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육상자위대는 신 방위계획 대강 작성에 앞서 병력정원 감축에 강하게 반발했는데, 작전 계획 5055에 따라 북한의 게릴라와 특수부대 침투에 대처하기 위해선 병력을 줄여선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정권현 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