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수원 아주대 의과대학 제2강의실에서는 '이색' 기말고사가 치러졌다. 책·걸상에 앉아 문제를 푸는 여느 의과대학 시험과는 달리, 학생들이 무대 위에 올라 연극(演劇) 공연을 한 것이다.
아주대 의학부 1학년생 45명은 전공필수 과목인 '의학의 역사'를 한 한기동안 수강한 뒤, '동아시아에서 의(醫)를 말한다'라는 제목의 연극 공연으로 수업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했다. 학생들은 모두 3막(幕)으로 구성된 연극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서양의학 도입 과정을 당시 역사와 접목시켜 소개했다.
공연을 위해 지난 3개월간 '밤샘 연습'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혜지(여·19) 학생은 "다른 과목의 기말고사 준비 등으로 친구들과 연습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직접 연극을 준비하면서 수업 내용을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되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9년 전부터 학생들과 연극 공연을 준비해온 이종찬(47) 교수는 "지식 위주로 진행되는 기존의 의대 수업에서 탈피, 학생들의 마음에 감성(感性)을 불어넣고자 '연극 시험'을 시작했다"며 "장차 인술(仁術)을 펼 의학도들에게 감성 교육의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