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어도 인기가 자꾸 올라가는 사람이 있다. 고건 전 총리가 그렇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호감 가는 차기대권주자 1위로 꼽히고 있다.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그가 공직생활에서 일관되게 지켜온 ‘삼불철학’이 아닌가 싶다. ‘줄서지 마라’, ‘돈 받지 마라’, ‘술자랑 마라’가 그것이다.
3가지를 하지 마라는 이 계율은 20대 중반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부친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한다. 40년이 넘는 공직생활 동안 지켜온 셈이다. 고건이 국민들로부터 신뢰감을 받는 이유는 부친으로부터 전수받은 삼불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친인 고형곤 박사는 정당생활도 거쳐 보았고 공직생활도 해보고 불교의 참선에도 관심이 깊었던 학자였다. 인생을 두루 맛보았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철학을 전수했던 것이다.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최열(56). 최열의 삼불철학은 일상생활에서 ‘죽겠다’, ‘바쁘다’,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70년대 긴급조치 위반으로 2번이나 감옥에 갔다 오고, 이후로 환경운동이라고 하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인생이다. 죽겠다, 바쁘다, 힘들다는 보통의 한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쉽게 내뱉는 말이다. 그런데 평탄한 인생도 아니고 환경운동가라고 하는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 3가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열이라는 사람이 다시 보였다.
필자도 삼불이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주식(증권)을 하지 않는다, 운전을 하지 않는다이다. 고건, 최열씨에 비하면 철학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나름대로 이 3가지를 지켜왔다. 사주에 불이 많아서 입에다 장작을 땔 필요가 없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주식은 평정심을 잃게 만든다. 주식 시세판에 파란색이 나와도 마음이 흔들리고 빨간색이 나오면 더 흔들리기 때문이다. 운전은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데, 평소에 이 생각 저 생각이 많아서 운전대를 잡으면 사고를 낼 것 같다. 하지만 자동차 면허증이 없다 보니까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담배와 주식은 앞으로도 계속 지키겠지만, 세 번째의 운전 부분은 변동가능성이 있다. 대세를 거스르면서 세상을 살기도 쉽지 않다.
(조용헌·goat13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