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내년부터 주한미군의 기동군(機動軍)화를 놓고 기나긴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미국은 해외 주둔미군 재배치 계획(GPR)에 따라 세계 곳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유사시 어느 곳에든지 투입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다. 주한미군도 세계 어느 곳에도 투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동북아만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이에 대한 강한 요구를 받은 후 수 차례의 검토를 거쳐서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굳혀 가고 있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은 중국 때문이다. 특히 대만문제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때 주한미군이 차출돼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대국의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최악의 경우로 상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그동안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시 우리가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사전 협의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같은 경우 사전 협의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전 협의제를 실시하는 것이 미국에는 주한미군 출입 '면허증'을 주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핵심 당국자는 3일 "한·미 간에는 이 문제를 충분히 협의해서 합의할 수 있을 만큼 서로 신뢰하는 구조가 있다"며 "다만 (최종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의 장담과는 달리 한·미 양국의 입장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이 문제는 장기화하면서 양국 관계의 긴장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