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뮤지션의 노래를 함께 섞는(mash-ups) 프로젝트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지만, 얼터너티브 메탈의 총아 링킨 파크와 힙합 수퍼스타 제이-Z가 각각의 노래를 섞어 내놓은 CD와 DVD 세트 '콜리전 코스(Collision Course)'는 그 중 빼어나다.
제이-Z의 힙합과 링킨 파크의 팝 멜로디·메탈 사운드가 깔끔하게 어울린 수작(秀作). 혹은 후드 티셔츠에 스니커즈를 신고 '모범생 메탈'을 하는 링킨 파크와 뒷골목 부랑아가 아닌 '젊은 사업가' 느낌이 강한 제이-Z의 '이미지 결합'으로도 보인다.
음반은 제이-Z의 '더트 오프 유어 숄더(Dirt Off Your Shoulder)'와 링킨 파크의 '라잉 프롬 유(Lying From You)'를 뒤섞고, 링킨 파크의 '넘(Numb)'과 제이-Z의 '앙코르(Encore)'를 섞는 식으로 총 6곡을 담았다. 그 6곡엔 두 팀의 13곡이 녹아있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 DJ 데인저 마우스가 제이-Z의 '블랙 앨범'과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을 믹스한 '그레이(Grey) 앨범'을 들은 제이-Z가 링킨 파크에 "우리 둘의 음악을 섞자"고 제의해 이뤄졌다. 힙합과 메탈을 결합해 온 링킨 파크가 이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지난 여름 MTV에 함께 나가면서 음반 발매로까지 발전했다.
제이-Z와 마이크 시노다의 교차하는 랩, 체스터 베닝턴의 유려한 보컬(내한공연 때 확인한 바 있는)이 짜릿한 재미를 준다. DVD엔 LA 선셋대로의 클럽 '록시'에서 열린 두 팀의 라이브 공연이 78분 분량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