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원의 특목고 대비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조선일보 DB사진

특목고 입시기관인 ㈜하늘교육에서는 지난 11월 11일 시행된 서울 6개 외고 일반전형에 응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 직후 설문조사 및 인터뷰방식으로 학교별 구술면접 문제를 긴급 입수하여 출제경향을 분석하였다. 올해 서울시 6개 외고의 경우 내신의 실력이 비슷하며, 영어듣기평가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구술면접의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에는 서울 6개 외고에서 구술면접 공동출제 방식으로 진행된 첫해 시험이기 때문에 외고를 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구술면접의 출제경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우선 2005학년도 구술면접의 출제경향은 전년도 수학, 언어 구술면접 형태에서 6개 외고 모두 당초 교육부의 방침대로 수학문제 대신 사고력을 요하는 형태로 대체되었다. 문제형태는 크게 4가지였는데, 영어지문제시형이 34.8%, 사고력이 13.6%, 언어형 구술면접이 36.4%, 사회교과관련 15.2%였다.

〈구술면접 1-영어지문 제시형〉

구술면접 영어 지문제시형 문제들의 가장 큰 특징은 독해력을 강조한 점이다. 중문이나 장문의 영어지문을 제시했고, 지문의 주제도 일기나 편지와 같은 이야기형식의 단편적인 글보다는 미국의 미디어법 개정, 맞벌이 부부의 증가에 따른 양육 문제 등 국내외 시사문제에 관련된 글, 근대 서양 계몽주의나 르네상스 내용과 같은 고전적인 내용을 함께 다루어 학생들이 평소에 시사문제나 범교과적인 내용들의 지식을 꾸준히 접하지 않고서는 3~5분 이내에 독해를 하여 정확한 답을 쉽게 얻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인 난이도에서는 대입수능 외국어 영어영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유형을 살펴보면, 중문이나 장문의 지문이 제시되고 제시문의 세부 내용에 대한 보기가 주어진 후 그 내용과 부합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제, 영어와 한글지문을 동시에 제시하고 제시문 간의 관계와 내용연관성을 추론하여 푸는 문제,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된 답을 모두 요구하는 복수 답안 제시형 문제 등 단순히 영어지문 해석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영어에 대한 충분한 실력을 바탕으로 대입 수능에서와 같이 논리적 사고력과 추론적 사고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멀티 지능형 문제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따라서 속독속해 능력과 어휘력 향상, 그리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는 게 중요하다. 길게는 250~300단어 내외의 영어지문을 해석하고 주어진 문제의 답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긴 영어지문을 주어진 시간 안에 빠르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사 관련지나 영자신문을 자주 접해야 한다.

〈구술면접 2-사고력문제〉

구술면접에서 사고력 문제는 기존 수학 문제풀이 위주에서 도형과 같은 공간지각 능력, 경우의 수 문제들과 같은 복합적인 사고력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예를 들면 여러 개의 상자를 쌓았을 때 보이지 않는 모서리의 개수를 구하는 문제라든지,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하루 시간대별 KTX의 출발시간이 주어지고 하루에 어느 한 지점에서 두 개의 열차가 만나는 경우의 수를 묻는 문제, 구슬 5개로 삼각형을 몇 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따라서 평소에 문제풀이에 치중한 학생보다는 문제풀이에 필요한 개념정리, 원리공부를 바탕으로 복합적인 논리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들, 특히 중학수학에서 도형, 기하 파트와 경우의 수(확률)와 같은 응용력을 요하는 문제들에 자신있는 학생들이 유리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구술면접 3-언어형 구술면접〉

언어형 구술면접은 전반적인 유형이 대입수능의 언어영역 문제와 비슷하게 출제되었다. 지문이 교과서 내 지문이라기보다 교과서 밖의 다양한 장르의 통합교과적인 지문이 대부분이었다. 주어진 자료에 대해 전체적으로 답변을 하기보다는 지문이나 자료를 제시하고, 질문에 대해 가장 올바르게 답변하는 것을 고르고 이에 대해 면접관 앞에서 설명하는 문제들이었다. 수능 언어영역에서는 5지선다형으로 고르는 식이지만, 외고 구술면접에서는 번호로 선다를 제시하지 않고 다섯 명 또는 네 명의 학생 이름의 의견을 제시하여 이를 고르는 문제들로서 사실상 대입 수능언어 영역의 선다형 문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단, 왜 그 학생의 답변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면접관들 앞에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차이였다.

예를 들어 신문만평을 제시하고 주어진 만평에 대한 조건에 맞는 의견을 제시한 학생을 고르는 문제라든지, 퍼즐을 풀고 난 뒤 주어진 단어 속에서 사자성어를 유추하고 난 뒤 신문기사(스포츠신문 박세리 최근 관련기사)에 대해 유추한 사자성어에 부합하는 의견을 제시한 학생을 고르는 문제 등이 출제되었는데, 이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문맥파악 및 요지파악과 아울러 한자 사자성어까지 알고 있어야만 설명이 가능한 문제였다.

〈구술면접 4-사회교과관련 문제〉

사회교과관련 구술면접 문제로서는 주로 사회교과, 국사관련, 지리관련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문제내용들로서는 무용총의 수렵도를 보여주고, 활과 화살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고 그 이유를 말하는 문제, 대한민국 경제체제 관련 헌법조항을 제시하고 우리나라의 경제체제에 대해서 바르게 설명한 사람을 고르는 문제, 기압도·강수량 도표를 주고 난 뒤 동일 지역에 대해 왕복 비행기 운행시간 차이를 자료로 제시하고 세 현상을 공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유추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평소 중학교 사회관련 교과과정에서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암기위주의 학습방법을 택한 학생들이 풀기에는 쉽지 않은 정도의 문제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들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사회교과과정에서 암기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는 학습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