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매우 잘 나가는 록가수였지만, 이제는 메이저 음반사에서 시큰둥하는 인물이 된 리와 그의 아내 에밀리(장만위). 캐나다에서 공연 중인 이들은 그날 밤도 마약을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날 에밀리는 리와 크게 다투고 모텔을 뛰쳐나가 차에서 밤을 새우고 돌아왔다는 점이다. 다음날 아침 리는 모텔방에서 마약과용으로 숨진 채 발견됐고, 에밀리는 마약소지죄로 옥살이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에밀리가 리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리의 음반이 잘 되지 않는 것도, 동료들과 불화를 겪는 것도, 마약을 끊지 못하는 것도 다 에밀리 탓이다. 중요한 것은 리의 부모마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리의 아버지(닉 놀테)는 에밀리에게 이제는 그녀의 아들 제이와 만나지 말라고 했고, 음악계의 모든 친구들도 등을 돌렸다. 프랑스의 식당에서도 그녀는 무능한 웨이트리스였고, 그녀는 싸구려 백화점의 판매원으로 취직하는 데도 너무나 구차하고 힘든 과정을 겪었다.

아시아 영화에서 장만위는 '여신'이다. 요즘 최고라는 장쯔이의 젊음은 장만위 앞에서는 어설프게 보이고 그녀는 대부분의 남자배우들과 섰을 때, 압도적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그녀의 영화에서는 생활이 없었다. 아마도, 그녀의 전 남편이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그녀를 '클린'에 캐스팅한 것은 여태껏 보여주지 않았던 인간 장만위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진 여자, 더 높은 곳에서 떨어졌기에 상처가 더 깊은 여자가 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는 이유를 아이로 설정한다. 어쩌면 흔하디 흔한, 가족주의일 수도 있지만, 영화는 매우 차분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아들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중년의 여자를 따라간다. 카메라가 잡은 것은 마약을 끊으려고 마약 대체제를 먹고, 그 부작용으로 덜덜 떠는 초라한 중년의 여자다. 그리고 "엄마가 아버지를 죽인 거야. 마약을 줘서 아버지를 죽게 한 거야"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에 당황하는 초라한 엄마일 뿐이다.

영화의 미덕은 어떠한 극한의 대립감이나 위기감을 과장하지 않고서도 때로 너무 힘겨워 벗어버리고 싶은 삶의 무게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스크린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온 장만위의 또 다른 얼굴을, 삶의 얼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영화의 미덕은 꽃을 피운다. 올 칸 영화제가 이 영화로 그녀에게 여우주연상을 준 것은 그녀가 삶을 그리는 영화에서도 적절한 호흡으로 사람들에게 인생에 대해 말을 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