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에 대한 야당의 이의 제기와 대규모 시위로 우크라이나 정국 불안이 24일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셴코 지지자들은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과 대통령 청사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시위

유셴코 지지자들은 또다시 대규모 시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오렌지색 상의와 수건을 흔들며 “유셴코”를 연호하고 있다. 이들은 선관위의 개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며 의회에서 공정한 선거 결과 수용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주장했다. 레오니트 쿠치마 대통령은 이날 유셴코와 야누코비치 두 후보와의 회담을 제안했으며, 이날 중으로 3자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3자회담과 의회에서의 대선에 대한 논의 결과가 발표되면 시위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누코비치와 유셴코

야누코비치 후보는 러시아 성향이 강한 동부지역 광산도시 도네츠크에 출신으로 1997~2002년 도네츠크 주지사를 거쳐 2002년 11월부터 총리에 임명됐다. 현 레오니트 쿠치마 대통령의 후계자로 러시아와의 연대를 통한 점진적인 개혁 노선을 표방해왔다. 야누코비치 후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중국적 부여, 러시아어 제2 공용어 채택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를 지원하기 위해 두 차례나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야당을 이끄는 유셴코 후보는 쿠츠마 대통령 밑에서 1999년 12월부터 2001년 4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이후 반정부 세력을 연합, 우리 우크라이나당을 조직했다. 그는 총리가 되기 전 6년 동안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으며, 민주주의와 시장개혁을 추진하는 친유럽적인 인물이다. 500만개 일자리 창출, 교사와 광원의 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인이 미국인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22명의 후보가 나선 1차 선거에서는 유셴코 후보가 39.87%로 1위를 차지했지만, 2위를 차지한 야누코비치 후보(39.32%)와 득표율이 0.55%포인트에 불과한 초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최근 실시된 결선투표에서는 야누코비치가 49.7%, 유셴코가 46.7%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b>도로 점거한 시위대</b> 지난 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것으로 나타난 야당 후보 빅토르 유셴코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23일 수도 키예프에서 대통령 청사로 통하는 도로를 점거한 트럭들 위에 서 있다.

러시아-서방의 갈등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선 부정 시비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레어 뷰컨 미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선관위는 부정 시비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최종 결과를 선언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우크라이나 대선을 코소보와 아프가니스탄 대선과 같은 관점에서 보면 곤란하다”며 “공식발표까지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