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정부의 영(令)이 안 선다는 게 이런 경우지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파업가담자 전원에 대해 밀어붙여온 정부의 중징계 방침이 전혀 예기치않게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22일 "전공노 조합원들이 공무원 신분을 망각하고 파업에 참가했다고 해도 대량 징계·구속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당의 인식"이라며 "단순가담자에 대해서는 징계수위를 최대한 조절하고 비록 징계주체가 지자체로 돼 있지만 정부가 유연한 징계 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날 당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전공노측도 노동 3권을 모두 쟁취하는 것보다는 노조의 합법성을 얻어내는 것이 현 단계에서 훨씬 유리한 전략임을 알아야 하며, 가장이자 공무원인 수많은 조합원들을 구직난 시대에 실직 대열에 몰아넣는 실책을 저지르지 않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바로 직전까지 지자체에 파업 참가자의 징계를 독려해온 행정자치부는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날 행자부는 잇따라 간부대책회의를 가졌으나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뒤늦은 여당의 간섭에 대해 불만과 함께 지자체에 대한 행자부의 위상이 다시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 뒤늦게 정부 방침을 뒤집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그동안 파업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밀어붙여온 허성관(許成寬) 장관이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