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갔었다. 감독과 친분이 있기도 했지만, 평소 비주얼로 유명한 그를 직접 보고 싶었다. 촬영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소문보다도 대단했다. 특별한 요청 없이도 본인 스스로가 다양한 표정과 동작을 선보이며 훌륭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촬영 후에도 모니터를 보며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춤과 노래를 반복했다.
비슷한 즈음 녹음실에서 신화의 이민우를 만났다. 매니저는 자꾸 시계를 보며 난처해 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몫이었다. 이민우는 자신의 녹음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반복해서 듣고 또 녹음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아이돌이나 댄스 가수를 보면 평소 음악에 조예가 있었던 사람인 양 "얼굴 빼곤 볼 것 없어" "노래를 못해" 하며 제멋대로 평가하고 비아냥댄다. 하지만 그들의 화려한 면모와 사랑받는 노래들이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중의 인기와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그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흘리는 땀의 무게는 더 크다. 사실 '끼'도 없고 노력도 안하면서 장르적 우월감에 사로잡힌 수많은 아티스트'님'이 얼마나 많은가. 댄스가수라고 무시받던 보아에게 이제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
지난해 비의 인기가 최고일 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지훈이(비의 본명)는 10개 이상 스케줄을 끝내고도 연습실로 간다." 그때 다른 많은 가수와 아티스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못해서 안 하는 것과 안 해서 못하는 것의 진실을 그들 스스로 냉정하게 알고는 있을까.
(이종현·힙합기획사 '마스터플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