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급식 당번제는 아이들에게 성(性)역할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한다"고 조주은씨는 주장한다.

여성학자 조주은(37)씨가 당번제 폐지에 팔 걷고 나섰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그는 최근 인터넷에 ‘어머니 급식 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cafe.daum.net/momcry)을 만들고 “급식 당번을 유급 인력으로 채우라고 교육부와 시교육청에 요구하겠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꼭 유급 인력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어머니 당번제는 학교 급식제 출범 때부터 실시돼 왔다. 식당이 따로 없어 교실 급식을 하는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이 해당한다. 전국 초등학교 1·2학년 학급 수가 4만여개이고, 이 중 85%가 교실 급식을 하는 현실에서, 한 한급에 하루 두 명의 어머니들이 급식 당번으로 동원된다고 보면 하루 6만8000여명의 인력과 20억원(실제 급식 일당 3만원 적용 경우)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모든 아이에겐 엄마가 있다, 엄마는 모두 ‘언제든 동원할 수 있는’ 전업주부다, 이런 편견으로 똘똘 뭉친 ‘성차별’ 행정이죠. 기혼여성 두 명 중 한 명은 어떤 식으로든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말이 됩니까.”

조씨는 ‘엄마의 급식당번’이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고정된 성역할 구분을 주입시킨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육부에 항의했더니 양육자와 학교의 ‘소통 방식’ 중 하나로 이해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당번하러 달려오는 양육자는 아버지나 삼촌, 할아버지가 아닌 엄마, 이모, 할머니들이에요. ‘모성’이란 이름으로 여성들의 노동력을 무급으로 빼앗는 급식제도는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합니다.”

조씨는 혼자 나설 생각이 아니었다. 처음엔 진보적 교육단체와 학부모 모임들에 도움을 청했다. 여성부도 찾아갔다. 하지만 “발등에 떨어진 다른 불들이 너무 많다”며 고개를 저었다. 할 수 없이 ‘총대’를 멨다. 인터넷 여성주의 웹진 ‘일다’(www.ildaro.com)에 급식 당번제의 폐해에 관해 썼고, 그 글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조씨는 앞으로 교육부와 시교육청 1인 시위 등 다양한 행동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