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온성교회의 담임목사인 김득기(金得基·52) 목사는 믿음과 무예를 함께 '전도'하는 별난 목사다. 그는 매주 한 차례 대전에 있는 대안학교인 사사(士師)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십팔기(十八技)를 가르친다.
"무예는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의 방편입니다. 이는 곧 깨달음의 과정이니 종교와 가까운 사이라고 봅니다. 몸의 수행이 이루어지면 마음에 어둠과 욕심이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김 목사는 십팔기 공인 4단의 고수다. 기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년 전 세워진 사사학교에서는 김 목사의 설득으로 전교생이 십팔기를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6년 과정 동안 3단을 따야 졸업이 가능하다. 지난 13일엔 학교에서 첫 승단 심사를 치러 10명의 유단자를 배출했다. 그 중 두 명은 김 목사의 아들들이다.
"십팔기는 훈련도감 등 5군영에서 익히던 자랑스러운 민족 무예입니다. 밖으로는 뼈와 살을, 안으로는 오장육부를 단련시켜 줍니다. 아이들 전인교육용으론 딱이죠."
처음에 아이들은 무예 수련을 힘들어 했지만 곤봉이나 검 등 병장기를 하나씩 익히면서 차츰 흥미를 느껴 지금은 무예가 인기 과목 중 하나가 됐다고 한다.
김 목사는 젊은 시절부터 막연히 무(武)를 동경했다. 유도 권투 쿵푸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지만 시쳇말로 늘 '2%'가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다 10여년 전 십팔기 전승자이자 한국 무예계의 큰어른인 해범 김광석 선생을 만나 비로소 무예에 눈을 떴다.
그는 92년도에 지방 신학대를 나온 뒤 95년 장신대에서 신학 전공 후 40대의 나이에 목사로 대구에서 개척교회 활동을 했다. 그는 신앙과 무예를 늘 함께 수련했다. 김 목사의 가족 역시 모두가 십팔기 유단자다. 아내는 2단, 첫째와 둘째 아이는 3단, 셋째는 2단이다. 가족 모두의 단을 합하면 14단이다.
"가족 모두 복 받았지요. 몸이 건강해지니 마음도 밝아지고 가족 간의 사랑도 더 깊어지고요. 제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없지만 평생을 건강하고 올곧게 살아갈 밑천은 마련해준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