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융 서비스회사인 씨티그룹이 지난주 숨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자금 680만달러를 관리해 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분석가인 안드레아스 마틴은 씨티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부문이 아라파트가 2002년 PA에 넘기기 전까지 그의 돈 7억9900만달러를 관리해 왔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돈세탁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공적인 인물의 경우 PB 최고 책임자와 변호사의 승인이 없이 예금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러미 포프 전(前) 국제투명성기구(TI) 사무총장은 “씨티은행이 또다시 추한 얼굴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9월에도 PB 부문에서 위법 행위를 한 것이 일본금융감독청(FSA)에 적발돼 4개 지점의 영업 인가가 취소됐으며, 고위 경영진 3명이 경질되는 등 ‘윤리’ 문제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금을 감시해 온 로스앤젤레스 소재 민주주의위원회의 제임스 프린스 소장은 “아라파트가 자신의 실명으로 개설한 계좌는 하나도 없다”며 “(따라서)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으나, 문제는 씨티그룹이 내부 보안 규정을 얼마나 강하게 적용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경제개발위원회의 모하마드 슈타예 위원장도 “아라파트의 돈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아라파트는 개인적 치부를 도모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아라파트를 옹호했다. 씨티그룹 런던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아라파트 수반이 생전에 국제 사회의 기부금과 PA 자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해, 13억달러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이스라엘은 또 2002년 이스라엘군이 라말라의 자치정부 청사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아라파트가 PA 자금으로 팔레스타인 게릴라 단체들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에 대해 위조 문서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