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부장관이 19일 복지부 홈페이지에 국민연금 등을 경기 활성화에 투입하려는 여권의 계획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여권이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날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가 “연기금을 주식투자에 쓰자는 것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열어 놓자는 것”이라며, 김 장관 발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날 밤에는 천 대표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재형 당 정책위의장, 이계안 제3정조위원장 및 기획예산처·재경부 고위간부들과 회동해 기금관리운용법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천 대표는 “김 장관 발언과 무관한 모임으로 정책조율을 위해 모였었다”고 말했으나 당 안팎에서는 김 장관의 반발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렇지 않아도 당내에서 연기금의 경기활성화 대책 활용방안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주무부처 책임자인 김 장관이 반대의사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연기금 투자 관련 대책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긴급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김 장관의 공개 반박이 나오기 전까지 여권은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연기금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성공시킨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7일 당·정·청 워크숍에서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 논의해온 연기금의 주식 및 SOC 투자정책을 확정 발표하고 이를 위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목표 아래 관련절차를 밟아왔다.
청와대와 재경부 등은 위축된 경기 부양과 국내 대표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137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여러 군데 나눠서 써야겠다’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투입되는 연기금에 대해서는 ‘국채금리+ ’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연기금 활용을 통한 종합투자계획 수립 과정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의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은 채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 생각대로 진행돼온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수익성 측면에서도 SOC사업은 정부가 보장하는 운영수입 비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투자금액이 너무 커서 중간에 팔기도 힘들어 회수가 힘든 것도 단점이라고 지적한다. 국민들의 노후생활 안전판을 위험한 주식시장논리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의 설명이다.
김 장관의 반발에도 불구, 여권은 대통령이 강하게 연기금 투자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 통과 등 연기금 투자를 통한 경기활성화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봉균(康奉均) 의원 등 당내 경제통들도 “연기금 투자를 위해서는 국민 신뢰부터 회복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들이어서 법안통과에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