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북핵 자위(自衛)수단 일리 있다"는 언급 등 LA 연설에 대해 미 국무부가 이견을 표명하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가 양국 간 외교갈등으로 비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공식입장'에서 완곡한 표현으로 "북한 핵무기가 핵확산 방지 노력과 동맹, 우방국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언급, '북핵이 자위수단이란 주장도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는 노 대통령 발언에 이견을 표시했다. 또 노 대통령 연설내용과 관련, '양국 고위관리들이 토론할 기회를 갖기 바라는 요소들이 있다'며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란 뜻도 밝혔다. 서울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의 언론발표문에 이 같은 표현이 들어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해석도 붙이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내용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양국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는 뉘앙스를 적지 않게 풍기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이 LA동포와의 간담회에서 "한반도는 전략적 위치상 미국이 속 쓰려도 포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내부의 분위기만으로 보면 양국 간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 이후의 미국 정부 분위기는 양국 간 '이견(異見)'보다는 '공통점'을 강조하고 있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는 18일 서울대 기초교육원 초청 강연에서 '노 대통령 LA발언은 미국의 대북 정책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 발언 내용의 전문을 읽었는데 미국의 입장과 크게 괴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힐 대사는 따라서 "20일로 예정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성공적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워싱턴의 국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20일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공동보조를 맞출 것이란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부시 2기 정부 진용이 완전하게 짜여질때까지 일단은 양국관계에 불필요한 갈등요인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별다른 대응없이 가는 것 아니냐' '북핵문제 등 대형현안을 앞두고 양국간 갈등요인을 확대하기 보다는 봉합하는 쪽으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흘러나온다.

우리 정부 실무 관계자들도 미 국무부의 공식입장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향후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정확하게 어느 쪽으로 사태가 발전할지 정확한 예측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드러난 양국 정부 간 기류만으로 보면 이 문제가 양국 간 외교갈등으로까지 비화할지 여부는 20일 칠레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이 끝나봐야 봉합으로 갈지 갈등으로 갈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