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면 영화산업은 호황이다? 한 모임에서 나온 질문이다. 사실 IMF 외환위기에 이어 한국경제에 불어 닥친 불황의 한파 속에서도 한국영화산업은 극장매출 기준, 과거 5년간 평균 20%씩 성장해왔다.

영화는 값싼 대중오락이라 말한다. 미국의 한 영화사학자는 미국영화사 초기의 관객들이 고급문화를 향유할 수 없었던 이민자, 노동자들, 중하류층의 부녀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영화는 태생적으로 서민계층의 오락거리라는 주장을 펼쳤다. 천막극장, 5센트 극장이라는 말이 여기서 비롯됐다. 따라서 불경기에 주머니가 얄팍한 서민들이 여가활동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영화관을 찾는다는 논리는 얼핏 설득력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영화산업의 호황을 가져다 준다는 가설은 경제상황과 스커트 길이 사이의 상관관계를 논하는 것만큼이나 근거 없는 분석이다. 적어도 과거 5년간 한국영화의 지속적인 성장은 90년대 중반부터 영화인들이 적극적으로 유치한 투자자본, 영화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20~30대 열정적인 젊은 인력의 영화계 진출, 극장시설과 관람환경을 개선한 멀티플렉스의 증가 등에 기인한다. 위기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영화인들은 처절한 노력을 해왔고, 최근 성장세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그러니 후배 여러분, 한국경제가 기적적으로 단기간에 불황을 벗어난다 해도 한국영화산업은 계속 잘 될 테니 염려 말고 영화계로 진출하시길. 비전을 갖고 영화에 매진하는 여러분이 있는 한, 한국영화는 계속 호황입니다.

(문혜주·씨네마서비스 배급담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