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는 없다는데…."

17일 대만에 가는 선동열 삼성 감독에겐 작은 걱정이 있다. 대만에 머무는 5박6일간 그걸 안 먹고 어떻게 버틸까. 대만에 가기도 전부터 그리워진 음식은 바로 짬뽕이다. 짬뽕은 자장면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중국 본토나 대만에는 없다. 한국에서 개발되고 한국인들만 먹는 '중국음식'인 것이다.

선동열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짬뽕이다.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한 대학시절 속을 풀기 위해 가까이 한 이후부터 안 먹고 못사는 주식이 됐다. 선감독은 하루에 한끼 정도는 반드시 짬뽕으로 배를 채운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짬뽕왕.'

최근 선감독은 친구 몇사람에게 중화요리 식사를 대접했다. 그때도 그의 주식은 빠지지 않았다. 친구들은 내기를 했다. "과연 동열이가 지금까지 짬뽕을 몇그릇이나 먹었을까." 누구는 1000그릇쯤 된다고 했고, 다른 이는 2000그릇을 불렀다. 그러나 설전을 벌이던 이들은 선감독의 한마디에 입을 다물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최소 5000그릇, 아니 7000그릇은 넘을걸."

선감독에게 짬뽕 없는 밥상은 밥 없는 세상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선감독은 그동안 대만을 10여차례 방문했다. 국가대표 시절 대회 참가차, 해태 타이거즈 시절에는 전지훈련을 위해 찾았었다. 그때마다 향이 강하고 독특한 대만 음식에 손을 들었다. 당연히 짬뽕 생각이 간절했지만 스케줄상 입에 대는게 쉽지 않았다.

이번 대만 방문지는 타이난 등 3개 도시. 삼성 김정수 매니저는 3개 도시에서 짬뽕국물이 시원한 음식점을 이미 다 알아뒀다.

그러나 짧은 일정에 많은 이동과 게임이 있어 한국식당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선동열 감독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끔 혼잣말을 한다. "대만에는 짬뽕이 없다. 그런데 왜 중국 음식이라고 할까."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