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공무원 노조 교육자료 중 일부가 북한 주체사상이라고 지적했던 국회 사무처 소속 유세환(39) 입법조사관(서기관·미국 연수 중)에 대해 국회 사무처가 12일 위법성 검토에 착수했다. 국회 관계자들은 "징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사무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체사상 관련 글 때문이 아니라 유씨가 홈페이지의 다른 글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품위를 훼손한 여지가 있다"며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유씨의 징계가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4월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여당 386 국회의원들, 대북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노 대통령 취임과 17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으며, 보수세력도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씨는 "지금 이 나라에는 국가보안법도, 공무원법도, 국가정보원도, 검찰도, 경찰도, 행정자치부도 다 작동을 멈추었다" "대한민국이 공산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대한민국의 행정권과 입법권을 장악한 현 집권세력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 때문" "노무현 대통령은 386의 도구이기를 자처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같은 세대인 386 여권 정치인들에게 더욱 비판적이다. 유씨는 "386 정권에 의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대한민국에서 김정일 독재를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 활개치게 됐다" "일부 386정치인들이 16대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보수세력과 언론은 낙관적으로 점잖게 충고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국보법 정부참칭 조항을 삭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세력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유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에 봉사해야 할 공무원이 주체사상을 공부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이를 알고도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서강대 영문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유씨는 95년 입법고시에 합격했고, 국회 환노위에서 환경부문을 담당하다 지난 8월 미국 뉴욕주립대학에 2년 일정으로 유학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