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압바스 전 총리 <a href=http://www.chosun.com/international/news/200411/200411110271.html>▶ [화보] 아라파트 사망 <

40년 절대 지도자의 거대 공백을 누가 어떻게 메울 것인가?

자치정부(PA) 법은 60일 이내 선거를 통해 수반을 선출하고, 그때까지는 의회 의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PA지도부는 내부적으로 권력분할에 잠정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는 11일 PA지도부가 격론 끝에 마무드 압바스(69) 전 총리가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을 맡아 국정을 책임지면서 대외적인 대표역도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드 쿠레이(67) 총리는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가안보협의회 의장을 맡아 안보기구를 지휘하기로 했다. 수반을 뽑는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라후이 파투 의장이 대행하는 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이는 과도 체제일 뿐, 명실상부한 ‘포스트 아라파트’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쿠레이 총리

현재로선 팔레스타인의 정치 중추인 PA와 PLO를 분점하고 있는 압바스 PLO 의장과 쿠레이 총리가 유력하다. 그중에도 1순위는 압바스. 아라파트의 평생동지였던 그는 작년 4월 초대 총리직에 올랐으나 아라파트와 ‘불화’ 끝에 넉달 만에 물러났다. 하지만 최근 병석의 아라파트를 찾아와 화해한 후 2인자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다음 선거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될 것이라는 설도 이 때문이다. 법학박사 출신에 숱한 대외 협상 참여로 국제적 지명도도 높은 데다 온건론자여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신망을 사고 있다. 최근 부시의 재선 직후엔 축하 서한까지 보내 반대파들로부터 ‘미국 CIA의 하수인’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쿠레이 총리는 현직의 이점을 활용, 위상을 굳히려는 태세다. 압바스 총리의 실각 이후 대타로 부상한 그는 지난 6일 팔레스타인 내 전체 13개 저항무장세력들과 회동, ‘단합’을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상을 비롯, 대이스라엘 협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자치위원들로부터 ‘부패하고 무능한’ 인물로 간주돼 퇴진 압력에 몰려왔다.

압바스와 쿠레이의 약점은 둘 다 대(對)이스라엘 투쟁에서 이렇다 할 전과(戰果)가 없어 대중 인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누가 승자가 되든 초반 상당기간은 공조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안팎의 도전이 더 거세고 다급하기 때문이다. 과거 PA가 1인에 의해 좌우돼온 것과는 달리 향후에는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이 공조한다 해도 과도기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우선 팔레스타인 내부 각 분파들의 도전이다. 누가 공식 권력자가 되든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같은 급진무장조직을 어떻게 포용·제어할 것인가는 난제다. 최대 ‘복병’은 하마스. 자살폭탄테러를 일삼아온 이 조직은 이스라엘·미국의 ‘표적’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중 지지도는 PA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화적 권력승계가 이뤄질 때까지 이들의 ‘정전(停戰)’ 다짐을 확고히 해두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하마스의 화력이 내부로 향할 경우 불안한 권력기반은 순식간에 풍비박산될 수도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 총재로 지명된 파루크 카두미는 11일 자신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으나 협상이 실패할 경우 무장투쟁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