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20여분 걸리는 아침 출근길, 가능하면 찻길을 피해 골목길을 걸어서 출근을 한다. 다닥다닥 지은 콘크리트 집들 사이로 가끔 보이는 감나무 한두 그루. 감잎 사이에 주황색으로 익어가는 감이 있어 정겨운 고향집을 떠올리게 한다.
예술회관 왼쪽 길을 화단 쪽으로 붙어서 걸으면 시원한 느티나무 그늘에 향나무의 냄새도 느낄 수 있고, 몇 걸음 안 되는 오솔길이지만 유일하게 흙을 밟을 수 있어서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예술회관 뒤 공원 오른쪽엔 어린 나무들이 듬성듬성하다. 오래 전에 죽었는지 밑동이 베어져 그루터기만 있는 걸 보면 새 나무를 심지 않은 것 같다.
인천에 20여 년째 살면서 아쉬운 것은 계곡을 낀 큰 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있던 실개울조차도 도시민들의 필요에 의해 복개되어 길이나 주차장이 된 지 오래고, 어쩌다 드러난 개울은 탁하고 냄새가 난다. 기왕 있는 공원에 나무를 많이 심고 분수대나 인공폭포를 만들어서 도심 공원에서도 차 소리 안 들리고 새소리·물소리가 들려오면 얼마나 좋을까.
사거리 횡단보도에 느티나무 그늘이 있고 버스 정류장에 의자를 두어 개 놓는다면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기에 수월할 것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인천을 꿈꾸어본다.
(박승춘·회사원·인천 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