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탄생과 그 장구한 역사를 소개하는 과학책. 동시에 그 거대한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에 불과한 인간이 자연 앞에 겸손해야 함을 일깨우는 환경책이다.
작가는 아주 흥미로운 예를 들어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보면 사람의 조상이 태어난 것은 12월 31일 저녁 8시이고, 사람이 문명을 이룩한 것은 12월 31일 밤 11시59분에 해당된다고 한다. 오늘의 지구가 형성된 전체 시간 중 고작 1분 동안 인류의 문명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책의 절반 이상은 지구의 형성 과정을 그린다. 지금으로부터 46억년 전 지구라는 행성이 생겨나 최초의 생명체가 싹트고, 생물들은 다시 식물·곤충·공룡·새·포유류로 나뉘어 진화한다. 그렇다고 시생대·원생대·고생대·중생대로 분류해 가며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진 않는다. 그림으로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시대를 분류해 보여준 다음, 바로 인류가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문명을 만들고 지구를 파괴해 가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저자는 묻는다. "사람만을 생각해 더 살기 편한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 정말로 사람을 위해, 지구를 위해 잘한 일이었을까요?"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강과 하늘은 더럽혀졌고, 숲과 산은 황폐해졌다. 전쟁은 도시와 마을을 불태웠고, 지구에 사는 다른 많은 생물들은 그 전쟁 때문에 살 곳을 잃었다. 사람들이 잊어버린 중요한 사실은 뭘까. 그건 '사람은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물 가운데 단 하나일 뿐'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많은 내용과 메시지를 단 한 권의 그림책에 담아 소개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인간이 일궈낸 문명을 수많은 물건들로 소개하는 장면에선 '숨은 그림 찾기'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7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