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인라인스케이터인 파비올라 다 실바(오른쪽)가 연인이자 세계 랭킹 1위의 프로스케이트 보더인 산드로 디아스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자의 한계, 인간의 한계를 모두 뛰어넘고 싶어요. 여자라서 불가능하다는 말은 딱 질색이에요."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 능력의 극한에 도전하는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 프로 인라인스케이터 파비올라 다 실바(25·세계랭킹 9위)가 서울에 왔다. 오는 30일과 31일 서울 코엑스 인도양홀(8010㎡)에서 펼칠 '2004 LG액션 스포츠 싸이언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빗질하지 않은 자연스런 머리칼과 민소매 티셔츠, 힙합 바지의 편한 차림이었지만, 커다란 눈매에선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액션 스포츠는 자전거(BMX), 스케이트보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공중에서 2~3바퀴 도는 스릴 만점의 신세대 스포츠. 전 세계에 1억4000여만명의 프로 및 아마추어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15세 때 인라인에 뛰어들어 벌써 경력 10년째인 파비올라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세계 프로 인라인계의 여자 프로 '1호'다. 현재 여자 프로는 그녀를 포함해 단 2명. 국내엔 남·여 불문하고 프로가 한 명도 없다.

대형 파이프를 반으로 갈라놓은 듯한 버트(Vert) 위를 오가며 공중으로 몸을 띄워 뒤로 회전, 옆으로 틀기 등의 묘기를 50초 동안 완벽하게 보여줘야 하므로 도전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파비올라의 주특기는 공중으로 3~4m 정도 높이 뜬 다음 옆으로 두 바퀴 반 튼 뒤 착지하는 '900'. 현재 그녀는 최고난도 기술인 '더블 백 플립'(도약한 뒤 뒤로 두 바퀴 회전)을 익히고 있다.

"재미있으니까 하죠. 누가 이렇게 환상적인 스포츠를 만들어 냈을까 늘 감탄한답니다. 허공에서 회전할 때 그 몽롱함, 카타르시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죠."

그녀는 1m60, 50㎏이 채 안 나가는 '아담한' 몸매지만 팔다리의 탄탄한 근육은 영화 '터미네이터' 여주인공 린다 해밀턴을 떠올리게 한다. 2년 전 연습 중 무릎뼈를 다치는 바람에 수술까지 받았지만 상처가 아물자 다시 스케이트를 신었다.

촉촉한 눈망울의 파비올라는 전형적인 남미 미인상이어서 CF와 잡지 모델로도 인기가 높다.

게토레이와 코닥의 CF를 찍었고 마운틴 듀, 롤러 블레이드 등 5개 유명 업체로부터 스폰서를 받고 있다. 짬이 나면 공식 사이트(www.fabioladasilva.com.br)에 폭주하는 팬레터에 일일이 답한다.

그녀는 현재 스케이트 보드 세계 랭킹 1위인 남자친구 산드로 디아스(29)와 함께 왔다.

산드로는 "위험을 무릅쓰는 그녀의 경기를 지켜보는 일은 늘 초조하지만, 짜릿한 스포츠를 함께하니까 애정도 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비올라는 "제 목표요? 당연히 세계 1위죠"라며 자기 얼굴 크기의 3배쯤 되는 인라인을 사뿐한 발걸음으로 들쳐 메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