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아티스트가 무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시오'라고 행운을 빈다. 그런데 그 말은 '굿 럭(Good luck!)'이 아니다. "형편없는 공연이나 되시오"라고 하는 얘기나 같다. 이럴 때는 반드시 '브레이크 유어 렉(Break your leg!)'이라고 해야 한다. 다리나 확 부러져라? 아마 그 정도로 혼신을 다해 청중을 감동시키고 최고의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대는 항상 화려하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기예(技藝)를 한껏 펼쳐보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대 예술가들은 객석의 청중 앞에서 그들의 진가를 선사하면서 동시에 평가를 받는다. 예술가들은 인간의 가장 수준 높은 정신적 만족감을 충족시켜주는 예능의 소유자들이기에, 그들이 '다리를 부러뜨릴 정도로' 멋지게 해낼 때 우리는 그들에게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를 아낌없이 보내고 위로와 기쁨을 얻는 것이다.
한데, 요즘 이런 예술가들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기획 활동이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 문화콘텐츠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시대에 그 원형이랄 수 있는 공연예술이 침체되어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제난이니 공연장 한번 걸음하기가 보통 살림에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소중한 무대 하나 둘은 찾아가 박수를 울려줄 때 ‘작지만 큰’ 무대를 살려내는 힘이 커질 것이다.
(이인권·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