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생들이 26일 교내 ‘타이거플라자’ 앞에 ‘영리를 추구하는 매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전시해 놓고 있다. 뒤에 ‘스타벅스’ 간판이 보인다. <a href=mailto:younghan@chosun.com><font color=#000000>/ 허영한기자</font><

'민족(民族)' '막걸리' 등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고려대 한복판에 미국 자본주의 대표주자인 '스타벅스'(커피전문점) 매장이 들어서 영업을 시작하자 학생들이 갑론을박 시끄럽다. 학구적이면서 반미(反美) 분위기가 팽배한 대학 교내에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미국과 국내 재벌의 합작 상점이 영업하는 것은 가당찮다는 주장과 어차피 교문 밖에 나가서 먹는 것, 기왕 안에서 먹자는 주장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스타벅스'(105호점)가 고대에서 영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5일. 교내에 새로 건설된 '타이거플라자'(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 2층에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가 대학 안에 점포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 건물 안에는 '스타벅스' 이외에도 '던킨도너츠'(미국), '스테프핫도그'(덴마크) 등 해외 브랜드 점포가 입점했다.

26일 오후 12시30분. '타이거플라자를 바꾸는 사람들'이란 단체 학생이 건물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타이거플라자에 있는 상점을 이용하지 말자"고 외쳤다. 이 단체 회원인 홍성희(19·사회학과 2년)씨는 "특히 미국 자본의 대표격인 '스타벅스'가 들어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반발하자 건물 내 상점들도 명암이 갈렸다. 이날 점심시간에 1층 일본식 우동집(한국 자본)에는 자리가 없어 5분 정도 기다려야 했지만, 2층 '스타벅스'에는 20여개의 테이블 중 4~5개 정도에만 손님이 있었다.

물론 학생들 사이엔 다른 의견도 분분하다. 대학원생 도수관(31)씨는 "예전에는 학교 앞의 상점들이 학생들에게 밥을 많이 퍼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지만 요즘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학교 안에 상점이 들어서면 편하고 그 수익이 학생들에게 돌아오니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고대 후생복지부 유현관 부장은 "타이거플라자에서 나오는 임대수익금 월 600만원 정도가 장학금과 같은 학생들 후생복지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