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음식점 주인들은 지금까지 집단행동이나 실력행사를 꿈도 꿔본 적이 없던 사람들이다. 관청의 '관(官)'자만 들어도 어깨를 움츠리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형 솥 400여개를 앞세워 시위를 벌이겠다고 한다. 그만큼 음식점 주인들의 사정이 팍팍하고, 답답하다는 이야기다.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4만5834개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음식업중앙회 회원이 모두 44만이다. 식당 열 곳 중 한 곳이 쓰러진 셈이다. 휴업을 한 식당도 9만3984개에 달한다. 휴·폐업을 합하면 전체 음식점의 3할 정도가 문을 닫은 것이다. 16만개로 추정되고 있는 비(非)회원·영세 음식점들의 경우엔 아예 통계에 잡히지도 않지만, 이보다 형편이 더 나쁘면 나빴지 나을 리가 없다.
수도권의 한 지방자치단체 조사에서는 지난해 식당을 개업한 뒤 휴·폐업하기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11개월이었다. 2002년엔 그 기간이 평균 23개월이었다. 그만큼 살아남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명예퇴직, 정년퇴직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손을 대는 것이 식당이다. 특별한 기술도 없어 달리 일자리를 구하기가 마땅찮은 서민들의 마지막 생계수단이 음식 장사다. 그런 가게가 1년도 버티기 힘들게 됐다는 것은, 곧 서민들이 숨 쉬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는 뜻이다. 수출이 어떻고, 실업률이 어떻고 하는 경제지표로는 알 수 없는 서민경제의 현실이 여기 담겨 있다.
"2분기에는 경제가 살아난다" "하반기에는 좋아진다"던 정부의 장담에 목을 매며 기다렸던 사람들이 동네 치킨집, 분식집, 국밥집 주인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견디다 못해 '못살겠다'고 나서겠다는 것이다. 무슨 이념이나 주장을 내건 것도 아니다. 감히 정권을 '갈아 보자'는 것도 아니다. 한 번만이라도 이 막막한 사정을 굽어봐 달라고 정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것이다. 지금 이 나라의 바닥 민심이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