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막을 내린 2004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은 세계 10대 마라톤 규모에 걸맞게 진기한 기록들과 사연들을 쏟아냈다.

출발부터 장관이었다. 한국 풀코스 마라톤 사상 최다인 2만4259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기록별 순차 출발을 도입했음에도 전원이 출발선을 떠나는 데 역대 최장 시간인 42분15초가 걸렸다. 2만871명이 출전했던 2003년엔 34분21초가 걸렸다.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떠났지만 42.195㎞를 달려 춘천종합운동장에 돌아온 시간은 참가자 수만큼 다양했다.

일반 참가자 레이스에 참가한 이동길(29)씨는 춘천마라톤 일반 부문 사상 최고 기록인 2시간25분56초에 주파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오후 7시55분58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자랑스러운 꼴찌’도 있었다. 경문고 체육 교사인 이정원(55)씨는 대회 전날 학생들에게 유도 시범을 하다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8시간54분39초가 걸린 집념의 레이스를 펼쳤다.

올해 일반 참가자 2만4202명 가운데 74.1%인 1만7931명이 완주했다. 지난해엔 1만6276명이 완주했으며, 미국육상연맹은 올 4월 춘천마라톤을 완주자 기준 세계 10대 마라톤으로 발표했다. 올해 완주자 가운데 아마추어들에게 ‘꿈의 서브 3’로 통하는 3시간 이내 완주에 성공한 철각들은 252명이었다. 여성 가운데는 일반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문기숙(42)씨가 유일했다. 여성 참가자들은 1948명이 도전해 69.7%인 1357명이 완주했다.

단체 가운데서는 용왕산마라톤클럽은 99명이 참가해 90명이 완주에 성공해 90.9%의 완주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70세 이상 참가자 16명 가운데 11명이 결승선을 통과해 노익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