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이란 헌재 결정이 내려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정부가 국가적 대사를 국민적 합의없이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결정"이라는 쪽이 많았으나, "이런 식으로 한창 추진중인 정부정책에 제동이 걸린다면 도대체 정부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쪽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헌재의 이번 결정이 또다른 정쟁(政爭)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데는 대부분 뜻을 같이 했다. 또 이번 결정이 수도권 과밀화 해소 노력을 중단시켜서는 안된다는 주문도 있었으며, 충격에 빠진 충청권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대 지리학과 유우익(柳佑益) 교수는 "현 정부의 수도이전 정책이 국가발전에 역행하는 '나쁜 정책(bad policy)'이었다"며 "정부 여당은 이번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친(親)정부적 매체를 동원, 여론을 조작한다거나 국민투표 논쟁 등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치적 혼란으로 이끌고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의 공식 사과도 요구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준기(金俊基) 교수는 "정부가 단기간에 국민 동의없이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다가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고, 연세대 보건대학원 정우진 교수는 "정치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민 강병철(31·상업)씨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므로 기본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위헌판결 이후라도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 임기 내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지역)의 기득권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북대 도시공학과 황희연 교수는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며 "차후에도 이런 정신은 살려야 하며 그때는 폭넓은 합의를 바탕으로 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사 내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기업 A사의 손모 상무는 "때가 아닌데 국민적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몰아붙였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인구 30만 옮기자고 그 많은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모 차장은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이 이런 식으로 브레이크가 걸린다면 앞으로 어느 국민이 국가정책을 믿고 생활할 수 있겠느냐"며 "툭하면 헌법소원 내겠다는 국민이 계속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학생 임은미(여·23)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사회의 최고 지도층으로 대접받아온 헌재 재판관들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이라고 여겨진다"며 "재판관들의 이런 성향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본인 유학생 시모지 게이조(25)씨는 "서울은 교육과 경제 집중도가 일본 동경보다 훨씬 심해 수도이전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국민투표까지 가면 한국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고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고소정(상업)씨는 "사회적으로 혼란만 불러 국민들을 편가르기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보류하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 신도림동의 21평형 아파트에서 거주한다는 주부 이모씨는 "개인적으로 서울 집 값이 떨어져 내 집 마련이 쉽게 행정수도 이전이 이뤄졌으면 했는데 좀 아쉽다"면서도 "이 기회에 나라가 좀 덜 시끄러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재 결정이 내려지자 각종 인터넷사이트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시작됐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독재 독선에 휘둘리지 않는 헌재가 있음을 국민들은 기뻐한다"(아이디 '어이해')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성해 보길 바란다"(아이디 'nayona69')는 찬성론과 "헌재나 검찰이나 다 기득권 수구세력의 범위 내에 아직도 안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외의 방법으로 기득권 타파에 나서달라"(양태진·ytj111) "수도 이전은 서울을 망치고 대한민국을 망치자는 일이 아니라 전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한 일"(강도연)이라는 의견이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