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의 병무청 국정감사는 21일 오전 9시 45분 대전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시작됐다.
첫번째 질의자인 김성곤 의원(열린우리당 전남 여수갑)은 사구체 신염에 대한 질의로 입을 뗀 뒤, “외모상 한국인과 차이가 많이 나는 백인계나 흑인계 혼혈인은 군대에 갈 수 없고, 외모상 차이가 나지 않는 아시아계 혼혈인은 입대할 수 있다”며 “이 경우도 아버지 집에서 성장한 경우 라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외모상 식별이라는 주관적 기준으로 군대를 가거나 가지 못 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며, 양성평등에도 위배된다”며, “혼혈아도 군대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선 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은 “02년 이후 ‘병역의무자 여비 미지급인원’이 44만3000명에 달한다”며 “이같은 사실을 병무청에서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두성 병무청장은 “착오가 있는 듯하다”며 “자세히 확인하고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다소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최근 10년간 여비 예산 중 남은 돈만도 295억9200만원”이라고 지적하는 등 계속해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 김 청장을 당혹케 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모든 의원들이 최근 이슈가 된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의 병역비리에 대해 질책했으며, 일부는 대안을 제시했다.
홍재형 의원(열린우리당 충북 청주 상당구)은 “청장께서 신종비리에 시스템 구축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보도 필요하다”며 “96년부터 말이 나왔던 비리유형에 대해 병무청이나 국방부에 제보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정보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안영근 의원(열린우리당 인천 남구을)은 “프로선수, 특히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며 “국군체육부대 축구팀은 광주에 연고를 둔 1부 프로리그가 존재하지만 야구팀은 프로리그 2부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야구선수들의 경우 유혹을 받게 되는데 프로화 시키는 방안은 어떻냐? 한창 활동 중인 프로선수들의 병역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청장은 “군대를 늦게 가는 방법이 있다”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일곱번째 질의자인 박찬석 의원(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은 “대체복무예산 4조3000억원이 들고 있다”며 “기술전을 대비해 돈을 충분히 주고 모병제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대학까지 나온 고급인력을 처박아 놓고는 썩히니까 군대를 안 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징병제로 인해 2년 동안 푹 썩고 나오면 얼마나 공부에 지장이 있겠냐”고 말해 국감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의원들의 활발한 문제지적과 대안제시에도 불구하고, 병무청 국감은 의원들의 겹치기 일정과 위원회별 일정 조정의 미흡함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병무청의 국감이 시작된 시각에는 국방위 의원 18명 중 12명만이 착석해 있었고, 그나마 참석한 의원들도 국감 중간중간에 자리를 비워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참석자는 “국감이 끝날 무렵이니까 김이 빠졌다”며 “오늘 병무청에 대한 질의서 내용을 보니 끝장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