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세계경제포럼(WEF)'과 관련한 보고를 했다. WEF가 한국의 국가경쟁력 지수를 작년보다 11단계나 떨어진 29위로 평가했다는 결과가 발표(13일)된 뒤 약 1주일 만이다.
국조실은 보고에서 "WEF의 경쟁력 지수는 계량지표와 설문조사로 평가되나, 설문에 응한 기업인의 평가는 조사시점의 사회적 정서에 따라 영향받는다"고 했다. 이어 "(조사시점이) 사회적으로 다소 불안정했던 올 4월이었다는 것이 순위 하락에 작용했다"고 말했다.
4월은 탄핵정국에 이어 총선이 있었다. 보고서는 마치 '정부는 잘못이 없는데 조사시점을 잘못 선택해 평가를 믿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나타내고 싶은 듯했다. 일부 국조실 관계자들은 "언론이 별 것 아닌 것을 과장 보도하는 바람에 대통령께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이 국가경쟁력 하락을 "객관적 사실로 인정하라"고 말해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내에는 'WEF 조사가 잘못됐다' '조사결과가 별 것 아니다'는 등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20일 부패방지위원회는 기자들에게 설명자료를 나눠줬다. 역시 국제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국가별 부패지수를 평가한 데 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작년 50위에서 47위로 올랐다. 부방위는 "최근 대통령께서 정부혁신과 함께 부패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정부가 반(反)부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노력이 국내외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결과"라고 밝혔다. WEF의 국가경쟁력 순위 발표 때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정부에 기분 나쁜 결과에는 국제기구탓·언론탓을 하더니, 기분 좋은 결과에는 '내 공(功)'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런 자세를 가진 정부에게, 외부 평가가 무엇이든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