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상 공무원 퇴직 후 유관기관에 2년 이내에는 취업할 수 없다는 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무원들과 기업·단체와의 유착 가능성을 막기 위해 5급 이상 공무원들이 퇴직하기 3년 전부터 일하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는 퇴직 후 2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관장 또는 공직자 윤리위 승인을 거치면 가능하다.

작년의 경우 5급 이상 퇴직 공무원 74명이 유관기관 취업 승인을 요청했는데, 이 중 단 1명을 제외한 73명이 승인을 받았다. 2002년에도 승인을 요청한 71명 중 70명이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8일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예컨대 작년 3월 퇴직한 윤창번 정보통신연구원장은 8월에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6월 퇴직한 조종연 금융감독원 국장은 퇴직 다음날 삼성증권 전무로, 2002년 1월 퇴직한 공정거래위원회 정병기 조사1과장은 다음해 1월 삼성전자 상무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박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을 정부가 사문화시킨 것”이라며 “국민 눈속임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