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어제 서울의 6개 사립대에 대한 수시1학기 대입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고교 간 학력격차를 서류평가 등에서 반영해 특목고나 강남학교 출신을 우대했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지원생들의 수능과 내신성적 등 수년간 누적자료를 출신 고교별로 분석해 활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신 부풀리기가 일반화된 데다 내신이 학교 간 학력격차를 반영하지 못해 학생의 실력을 측정하는 잣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서강대·성균관대의 경우 전형요강에서는 내신성적을 60%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그중 55%를 기본 점수로 줬다. 실질반영률은 3~4%에 불과했다. 연세대도 내신 상위 1% 학생과 10% 학생 간에 60점 만점에 0.79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반영비중을 낮췄다.

전교생의 90% 이상이 수능 상위 10% 안에 드는 학교가 전국에 15개교가 있지만 단 한 명도 10% 안에 들지 못하는 학교도 800개를 넘는다. 이렇게 학교 간의 학력격차는 엄연히 존재하고 내신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 대학에 맞는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은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것은 대학의 사명이고 의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그런 대학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하고 있다. 게다가 2008년부터 적용되는 새 대입제도에서는 내신의 비중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의 모의수능에서 강남의 어느 학교 학생은 학교석차는 15%이지만 전국석차로는 3%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 아이는 전국석차로는 1등급에 해당하지만 내신서류에는 3등급으로 찍힐 것이다. 어느 부모가 이런 지경을 당하고서도 손을 놓고 있겠는가. 성적 나쁜 학교로 전학을 서두를 것이 뻔하다. 자립형사립고나 특목고 등의 성적우수 학교들도 이제 존립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전교조 등은 연좌제(連坐制)니 입시카스트 제도니 하며 우수학생을 가려내려는 대학의 노력을 욕보이고 있다. 교육부도 계층을 따져 신입생을 뽑으라는 해괴한 '계층공시제(公示制)'라는 제도를 들고 나오고 있다. 이런 사이비 평등주의자들의 눈엔 이념의 깃발만 보이고 학생의 미래도, 교육의 장래도, 나라의 운명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