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까지 10조2873억원이 조성돼 7조4363억원이 사용된 정보화촉진기금을 둘러싸고 정통부 공무원들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이 기금 지원을 미끼로 ‘뇌물 파티’를 벌였다가 줄줄이 구속된 사건이다. 기금은 정보통신부가 첨단기술 및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93년부터 정부 출연금 등으로 조성됐다.
문제는 지난 99~2000년 정부가 벤처기업 키우기에 급급해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금을 풀면서 불거졌다. IT(정보산업) 벤처기업들은 기금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ETRI 연구원들과 기금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정통부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수억원의 주식 로비를 벌여, 수십억~수백억원의 정보화촉진기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수사는 지난 7월 감사원 고발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손을 대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뇌물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관련자는 정보통신부 현직 국장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 원장 등 공무원 23명과 벤처기업 전 대표 1명 등 모두 24명이다. 또 1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통부 국장 임종태씨는 지난 2000년 2월 광채널제어칩을 개발 중이던 U사로부터 2억5000만원대의 U사 주식을 시세의 10% 수준인 2500만원에 받았다가 구속돼 7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또 ETRI 전 원장 오길록씨는 99~2000년 5개 업체로부터 2억6000만원대의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구입했다가 구속됐다.
한편 이해찬 총리의 의원 보좌관을 지낸 정태호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같은 시기에 이 총리 보좌관을 지낸 김석철(개인사업)씨도 검찰이 수사 중인 U사의 비상근 이사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U사 장갑석 대표가 해외 도피 중이라 정 비서관이나 김씨 등이 U사 비리에 연루됐다는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002년 정통부 손모 국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도주한 U사 장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미국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