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3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담 주변을 검은색 유니폼과 자주색 베레모 차림의 특공대원 3명이 폭탄 탐지견을 끌고 삼엄한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K1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이들 특공대원 옆에는 중화기로 무장한 장갑차도 서 있었다. 정문과 비자발급소 등 사람 통행이 많은 4곳에는 경찰봉과 방패로 무장한 타격대 대원 60여명이 각각 2줄로 조를 짜 경비를 서고 있었다.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장갑차를 동원해 경계를 서고 있다. 경찰은 국제적인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한국을 테러 목표로 정했다는 외신 보도에 따라 외국공관 등 전국 주요시설에 대한 테러 경비를 강화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도 3개 중대이던 경찰 병력이 6개 중대로 증강 배치됐고, 차량 출입이 잦던 주요 출입문은 모두 닫힌 채 보행자만 오가고 있었다. 주한 미군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실시했던 출입 차량에 대한 ‘폭탄물 탐지’ 활동을 재개하고 도로 차단물도 보강했다.

동두천·의정부 등 경기 북부 지역에 주둔 중인 미2사단 등 주한 미군도 장병과 가족 등을 대상으로 최근 밤 9시 이후에 바깥 외출을 할 수 없도록 통행금지령을 하달했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지난 24일 주중 밤 12시, 주말 새벽 1시까지였던 통행금지 시간을 오후 9시로 앞당겼다"면서 "미군과 가족, 군무원, 일부 군납업자들에게 해당된다"고 말했다. 동두천시 미군기지 인근 보산동 시민 이명석(57)씨는 "밤 9시가 넘으면 미군 헌병 1~2명만 순찰을 위해 돌아다닐 뿐"이라며 "그 시간이면 가게도 모두 철수해 마치 유령거리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도 전경 2개 중대와 특공대 1개 팀이 배치돼 순찰 및 대테러 안전점검 활동을 실시되고 있었다. 이들은 특히 탐지견을 동원, 아랍 또는 동남아에서 온 비행기 수하물 중 의심이 가는 물건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또 서울 이태원·신촌 등 주한미군이 자주 드나드는 지역이나 서울 구로구, 경기도 성남·고양·안산시 등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에도 경찰 순찰 강화와 불심검문이 이뤄졌다. 경찰은 특히 아랍 또는 동남아계 외국인이 몰려있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순찰하며 특이한 움직임이 있는지를 중점 관찰했다.
경찰은 3일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한국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정부기관·공항·미군관련 시설 등 전국 234개 시설에 5300여명의 경찰을 고정 배치했다. 이전까지 경계 병력은 4000명 수준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선일씨 피살로 한국인 테러가 현실화됐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경계 병력"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도 이날 자이툰부대 등 해외파병부대를 포함, 전 군에 테러에 대비한 경계대책을 수립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예상되는 어떠한 테러 행위에도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전 군에 '테러대비태세 강화지침'을 긴급 하달했다"며 "이라크 북부 아르빌 지역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 등 해외파병부대에도 오전 중 이 지침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지 민간인에 대한 안전 대책도 강화토록 했다. 이라크 현지에는 20여개 업체, 80여명의 한국 민간인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