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보〉(106~128)=최철한의 파괴력은 강력하기로 소문났다. 호전적인 면에선 선배 라이벌 이세돌과 흡사하지만 전투를 활용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는 평. 최규병 九단은 “이세돌이 ‘첨단 무기 형’이라면 최철한은 돌 도끼 휘두르는 선사(先史) 시대 근육질 형 파이터”라고 둘을 비교했다. 돌의 능률은 이세돌, 파워는 최철한이 앞선다는 것.
그런 투사(鬪士)에 의해 ▲가 놓이자 검토실에 활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흑은 상대에게 123에 젖혀올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면 참고도 2로 맞젖혀 8까지 중앙에서 승부를 걸어 갈 속셈. 하지만 백은 이번에도 106으로 예봉을 살짝 피한다. 107, 109로 일단 시끄러워졌다. 막간에 두어진 110, 112는 민첩한 선수. 여차하면 ‘가’로 젖혀 패를 감행하는 맛을 남겼다.
114부터 121까지 때 아닌 ‘2열 횡대(橫隊)’ 행진이 이어진다. 같은 부대도 아니고 아군과 적군이 함께 보조를 착착 맞추는 희한한 행진이다. 123까지 백이 기어이 차단된 모습. 그러나 124가 멋진 대응이었다. 흑 ‘나’로 봉쇄하면 어떤 수가 있는지, 다음 보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