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수는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 초등학교 3학년에서는 이미 네 자리의 수를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보다 큰 수 단위의 하나인 조(1000000000000)까지 배우게 된다. 그렇다면 수의 단위는 ‘조’가 끝일까?

아니다. 조보다 1 더 큰 수도 있고, 조보다 10배, 100배, 1000배 그리고 1만 배 더 큰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생각하면 수는 끝이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를 찾았다고 가정하고 그 수를 A라고 하자. 즉, 이 세상에는 A 보다 더 큰 수는 없다고 하자.

이제 가장 큰 수 A에 1을 더해보자. 그러면 A 보다는 A에 1을 더한 수 A+1이 A보다 1 더 크게 된다. 하지만 A 보다 더 큰 수는 없다고 했으므로 A+1은 A 보다 작은 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A 보다는 A+1이 더 크므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수는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수가 끝이 없이 커지는 경우를 ‘무한’이라고 하고 기호 ‘∞’로 나타내며 ‘무한대’라고 읽는다. 무한대에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다.

무한개의 상자를 일렬로 늘어놓은 다음에 각 상자에 사과 한 개씩을 넣는다고 하자. 그러면 모든 상자마다 꼭 한 개의 사과가 들어 있게 된다.

그런데 잘 살펴보니 아직도 넣어야 할 사과가 하나 더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사과도 상자에 넣을 수 있을까? 물론 처음과 마찬가지로 남아있는 사과도 상자에 넣어서 각 상자마다에 꼭 하나씩의 사과가 들어 있게 해야 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사과를 담는 상자가 무한히 많이 있고 각 상자에 사과가 들어 있다면 처음 상자에 들어 있던 사과를 빼고 새로운 사과를 넣는다.

그리고 첫 상자에서 빼낸 사과는 두 번째 상자에서 사과를 빼고 그곳에 넣는다.

이 두 번째 상자에서 빼낸 사과는 세 번째 상자에 넣고, 다시 세 번째 상자에서 빼낸 사과는 네 번째 상자에....이런 방법으로 사과를 빼고 다시 넣고를 계속하면 결국 모든 상자에 꼭 하나씩의 사과를 넣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무한의 신비한 성질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수의 단위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의 단위 중에서 만 이후에 나타나는 것들은 앞의 단의의 1만배씩 증가하게 되어 있으며 각 단위들은 다음과 같다.

일(一), 십(十,10), 백(百,100=), 천(千,1000=103), 만(萬,10000=10⁴), 억(億,108), 조(兆,1012), 경(京,1016), 해(垓,1020), 자(,1024), 양(壤,1028), 구(溝,1032), 간(澗,1036), 정(正,1040), 재(載,1044), 극(極,1048), 항하사(恒河沙,1052), 아승기(阿僧祇,1056), 나유타(那由他,1060), 불가사의(不可思議,1064), 무량대수(無量大數,1068)

이런 수의 단위 중에서 현재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위는 ‘조’까지이다. 하지만 나라의 경제가 커지면서 곧 ‘경’이란 단위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위의 단위들 중에서 항하사 이후에 나오는 단위들은 모두 불교의 경전에 나오는 말들로, 항하사는 인도의 갠지스 강의 모래알의 수를 나타내는 수이다.

불가사의는 ‘상식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마지막 단위인 무량대수는 ‘도저히 그 양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큰 수’라는 뜻이다.

(이광연·한서대교수·'밥상에 오른 수학'저자 gylee@hanseo.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