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대신 차를 뺄 수 있도록 열쇠를 꽂아놓고 주차했을 때, 다른 사람이 이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열쇠를 꽂아둔 사람도 20%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모씨는 작년 2월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서울의 한 백화점에 들렀다가 주차공간이 부족하자 신모씨의 승합차 앞 통로에 주차하면서, 대신 차를 뺄 수 있도록 열쇠를 꽂아놓고 내렸다.

10분쯤 뒤 신씨는 자신의 차를 막고 있는 김씨의 차를 빼내다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 뒤쪽에서 작업 중이던 이모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이에 사고차량 보험사는 숨진 이씨측에 3억원을 배상한 뒤 신씨와 백화점측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박해성·朴海成)는 19일 “차 열쇠를 꽂아두고 현장을 떠난 김씨도 제3자가 운전해 사고를 낼 가능성을 제공했으므로 20%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와는 달리, 대형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주차관리원에게 키를 맡긴 경우에는 차량의 관리책임도 인계하는 것으로 판단, 대개의 경우 차주(車主)는 키를 넘긴 이후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