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56~70)=지난주 벌어졌던 제5회 잉씨배 준결승서 최철한이 펑첸(彭筌)을 꺾음으로써 한국은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에 이은 이 대회 석권 전통을 계승할 기반을 마련했다. 송태곤에 이어 최철한 마저 무너졌더라면 중국 기사끼리 결승이 됐을 테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56이 문제수인 이유는 간단하다. 중앙 흑을 위협하려면 당연히 63으로 먼저 머리를 내밀어야 하기 때문. 참고도 5까지와 실전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실감난다. 61의 적시 선수 활용에 난처해진 백은 손을 뺐다. 이제 와서 백이 63 자리에 느는 것은 내키지 않으므로 62. 그런데 여기서 곧장 끊어간 63이 다시 중대한 문제수였다.
63으론 ‘가’의 곳이 반상 최대. 이랬으면 중앙이 엷긴 해도 실리로 흑이 앞서게 돼 이제부터의 바둑이었다. 백이 64 이하 68까지 중앙 3점을 포기하고 70을 선점하니 얘기가 전혀 달라졌다. 버리기로 맘 먹으면 일은 쉽게 풀리는 법. 69 때 15분 넘게 고심한 최철한이 낭패한 얼굴로 또 다시 장고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