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거리’,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예술제’…. 제주도 서귀포에서 화가 이중섭(李仲燮·1916~1956)의 예술혼이 되살아난다. 이중섭이 1951년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머물렀던 범섬·섶섬·문섬이 내려다보이는 서귀포 바닷가 초가집 바로 옆 ‘이중섭 미술관’이 15일 원화 100점 이상을 갖춘 ‘1종 미술관’으로 승격됐다. 갤러리 현대 박명자 대표가 이번에 이중섭의 ‘파란 게와 어린이’ 등 작품 54점을 기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2004 이중섭과 서귀포’ 세미나가 서귀포시·조선일보사 주최로 서귀포 KAL 호텔에서 열려 기증식이 함께 진행됐다. 박 대표는 이중섭 화백이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을 담은 유화 ‘파란 게와 어린이’를 비롯, 한국 근현대 대표작가 38명의 작품 54점을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에 기증했다.
세미나에 앞서 일행은 이중섭 미술관을 방문, 박명자 대표의 기증 작품으로 꾸며진 전시 ‘이중섭에서 백남준까지’(12월31일까지)를 관람했다. 이중섭 화백이 머물렀던 초가집 주인 김순복 할머니가 손님을 반갑게 맞았다. “그림 좋다” “이건 내가 꼭 가지고 싶었던 건데”…. 작품 가득한 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던 일행 사이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김창렬, 황용엽 화백은 벽에 걸린 자신들의 그림 앞에서 멋쩍어했다. 얼마전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에도 작품을 대거 전달한 박명자 대표는 “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지 않느냐는 말을 듣곤 한다”며 “작품이 절대 부족한 곳, 꼭 필요한 곳에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병식 경희대 교수가 ‘서귀포 시대 이중섭의 예술’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행사에는 강상주 서귀포시장, 오광협 전 서귀포시장, 지종환 서귀포시의회 의장, 현광수 서귀포시의회 의원, 이중섭 화백 조카 이영진씨, 임영방·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평론가 이구열씨, 아트인컬쳐 이규일 대표, 임히주 현대미술관회 상임부회장, 김애영 덕성여대 교수, 김형국 서울대 교수, 류희영 이화여대 교수, 조각가 이영학씨, 화가 이왈종·고영우씨, 고 장욱진 화백 장녀 장경수씨, 이옥경 가나아트센터 대표, 강효주 한국 문화경제연구소장, 김찬동 문예진흥원 전문위원, 이연심 한국예총 서귀포 지부장, 소설가 오성찬·김평윤씨, 시인 김용길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선일보가 제정한 이중섭 미술상 창립위원 김서봉 화백과 역대 수상자 황용엽·최경한·김호득 화백, 조연흥 조선일보 전무이사도 함께했다. 한편 박 대표와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현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장)은 이날 서귀포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