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국민감정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시점에 ‘모래시계’의 명콤비 김종학 감독·송지나 작가가 손잡고 광개토대왕을 소재로 한 판타지 역사극을 만든다. 제목은 ‘태왕사신기(太王四神記)’. 외주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은 자본을 자체 조달해 드라마를 만든 뒤 국내 방송사는 물론, 전 세계에 게임·책·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배급한다는 거창한 포부를 갖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배워왔다.” “우리는 고조선의 뿌리를 잃어버리고 만주의 고구려를 빼앗겼으며 대륙 백제를 상실했다.” 1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태왕사신기’ 제작발표회. 무대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이처럼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문장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김 감독은 “일본과 중국에는 민족의 도전정신을 고취하는 드라마가 많은데, 상대적으로 우리 사극은 축소 위주였다”며 “큰 역사를 가진 고구려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어 ‘아더왕’, ‘트로이’처럼 우리 역사를 상품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양사신기’는 주몽이 청룡·백호·현무·주작 등 사신(四神)의 도움을 받아 고구려를 건국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세월이 흘러 은둔에 들어갔던 사신은, 10세가 채 되기 전부터 용맹하고 인자했던 담덕(광개토대왕)이 새로운 주군일지 모른다는 직감을 얻게 된다. 사신과 담덕, 그리고 담덕이 사랑하는 수지니, 냉정한 지략가 아신왕 등이 어우러져 극은 형상을 갖추게 된다.
김종학 프로덕션은 강원도에 전용 오픈세트를 건립하고 이를 보완해 추후 고구려 역사 체험관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극 초반 단군신화도 다루게 되는 만큼 북한 지역에 남아있는 고조선 및 고구려 유적에서 촬영을 시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사전제작’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제작일정은 여유가 있다. 오는 12월 캐스팅을 마친 뒤, 내년 3월부터 촬영이 시작되고 12월쯤 대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기자는 아직 전혀 섭외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
김 감독은 일부에서 고현정 캐스팅설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고현정씨와 협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송지나 작가는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까 피가 끓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계속 솟아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