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어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가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걱정하면서 “요새는 나라를 위해 더 많이 기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법장(法長) 조계종 총무원장도 “아무리 좋은 것도 모든 대중이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있으면 좋은 것이 못 된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해 집권당이 국민 뜻을 무시하고 밀고 가는 정책들의 문제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두 분 종교인 모두 어느 정파를 지지해야 할 이유도 없고, 정권을 유지하려고 억지를 부리거나, 정권을 빼앗아 오겠다고 무리를 해야 할 까닭도 없는 분들이다. 그런 눈에 이렇게 비친다는 이야기다. 지금 대다수 국민이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총무원장은 국가보안법 폐지나 과거사 규명이 갈등없이 해결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이 의장의 요청에 대해 “법을 만들고 바꾸는 것은 국민들을 가장 편안하게 하고 안녕과 편익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여당이 밀고 가는 일은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케 하고 편익을 주는 게 아니라 불편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과거사 규명이 누구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 의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총무원장은 신기남 전 의장이 아버지가 일본 군 헌병을 지낸 사실이 드러나 물러난 사례를 들면서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추기경도 “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라면서 국보법 폐지가 시기상조란 의견을 밝히고, “갈라놓고 분열시키는 것이 수단인가 목적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편을 갈라 나라를 분열시키는 정권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가 그분들 눈에 보이지 않을 리가 없는 것이다. 정말 이 정부는 마음을 바로 해야 한다. 사심(私心)에 흔들리는 마음에 세상이 바로 비칠 리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