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통신 기술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부산 ITU텔레콤 아시아 2004’가 11일 일반 공개의 날(Public Day)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7개국 224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는 32개국 장·차관을 비롯, 5만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참가 기업들이 활발한 상담·계약 성과를 올리는 등 그런대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여업체 수출계약 및 상담=KT는 이란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ISP)인 아시아테크와 2005년까지 2600만달러의 초고속인터넷망 수출계약을 하고, 아프리카의 알제리텔레콤과는 2006년까지 15만 회선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G전자는 허치슨에 이어 유럽의 이동전화 사업자인 오렌지에 3세대 휴대폰(WCDMA) LG-U8150을 공급하기로 했다.

중소 IT업체들도 선전했다. 부산의 25개사를 비롯, 전국 55개의 중소 IT업체가 글로벌 마케팅을 벌여 600여건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상담을 했다. 부산의 세안IT사(대표 김종기)는 일본 테라사와 게임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관한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다임정보기술은 일본 닥터슈미츠사와 100만 달러 규모의 웹사이트 자동관리 프로그램 수출을 추진키로 했다. 세안IT 김진국(金鎭國·44) 상무는 “세계적 IT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번을 통해 얻어낸 바이어,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부산의 IT업계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 브랜드 제고 등 부대효과=이 행사 본부호텔이었던 파라다이스 등 해운대 지역 특급호텔과 주변 대형 할인매장 등은 특수(特需)를 누렸다. 비수기인 요즘 ITU 관계자 4000여명이 몰려 파라다이스(521개 객실), 메리어트(363개 객실), 그랜드(321개 객실), 조선비치(292개 객실) 등 해운대 지역 특급호텔들은 만원사례를 했다. 파라다이스 호텔 여은주 홍보실장은 “ITU 덕분에 평소에 비해 20% 가량 손님이 늘면서 성수기를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또 세계적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지역 전시·컨벤션 관련 업계의 경험이 풍부해지게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부산ITU텔레콤조직위원회 배수태(裵樹泰) 사무처장은 “외국기업 관계자 대부분이 부산의 자연환경과 인프라에 만족감을 표시하더라”며 “부산의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는 점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소득”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참가업체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고 업체의 면면과 기술도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모토로라 등 굴지의 글로벌 업체가 빠졌고, 세계 최대의 IT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참여업체도 당초 10개에서 5개로 줄었다.

또, 삼성, KT, LG, 팬택계열 등 국내 회사를 제외한 외국 기업들중 자신들의 문화 이벤트를 갖는 등 적극적 홍보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도 전시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동명정보대 김정인(40) 정보기술원장은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단말기 전시 중심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부산이 ITU를 개최했다, 이렇게 한번 했으니까 부산이 이제 뜨겠다, 이런 식의 허황된 기대보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듯 나아가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