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 시지?’ ‘잔디는 무슨 색이지?’ 이런 질문들은 비교적 대답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사람은 죽은 다음에 어디로 가는 걸까?’ 같은 물음들은 뭐라 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종교는 인생의 중요한 물음들에 대답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고통은 왜 있는가?’ ‘죽음 이후에도 삶이 있는가?’ 같은 것들이지요.”
영국 BBC의 종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종교란 무엇인가?’의 첫 대목에서 핵심을 바로 찌르는 글로 어린이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 쉽지만 유치하지 않다는 것.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숙한 용어를 사용했고, 그림도 많지만 내용을 곱씹어 보면 어른들이 읽어도 간단치 않은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
책은 종교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이어 ‘고대종교’ ‘전통신앙’ ‘힌두교’ ‘자이나교’ ‘시크교’ ‘불교’ ‘한국종교’ ‘중국종교’ ‘신도’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현대의 신앙’의 순으로 세계의 종교를 아우른다. 각 종교의 발전과정과 현재의 모습, 제례, 핵심개념도 상세히 다룬다.
종교별로 파고들어도 쉽게 핵심을 보여주는 특징은 변하지 않는다. 예수의 초기 선교를 다룬 ‘그리스도교’ 서문은 “예수 자신은 성서를 바꾸러 온 것이 아니라 성서를 완성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예수는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비유를 들어 가르쳤고, 사랑에 근거한 소박하고 사심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사랑에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이름으로 잔인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은 사랑입니다”라고 정리한다.
큰 그림을 보여준 후에는 각 종교의 작은 부분에 대해서도 현미경을 들이댄다. 가령 초기 불교 승려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 종류로분류해 야자나무 잎에 기록해 버들가지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 두었다는 데서 세계의 바구니, 즉 삼장(三藏)이란 용어가 유래됐다는 점도 설명한다.
책의 순서를 따라가면 브라만교와 힌두교, 자이나교, 시크교, 불교가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아브라함에서 비롯된 유일신 신앙인 유대교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로 발전되어가는 과정, 또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는 과정도 차분하게 이해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공부하면서 종교라는 창(窓)을 통해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