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원자력 안전심의관 김영식국장이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플라토늄 추출은 극미량 mg 단위로 추정된다"고 공식 밝혔다.

도대체 20년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9일 과학기술부는 1982년의 플루토늄 추출 실험은 “소수 과학자들이 플루토늄의 화학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순수한 호기심 차원의 것”이며 “추출량도 극미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원자력연구소는 “핵 연료봉 국산화를 위한 테스트 과정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설명했다. 두 국가 기관의 설명이 서로 엇갈릴 만큼 20년 전 실험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실험은 누가했나

실험은 당시 원자력연구소 소속의 소수 과학자들이 실시했다. 이들은 82년 4~5월쯤, 5개 핀을 사용한 폐연료봉(2.5㎏)을 사용해 플루토늄 추출 실험을 했으며, 그 그 결과 수㎎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실험의 핵심 의문인 ‘왜 실험을 했는지’와 ‘플루토늄은 얼마나 추출됐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고 추정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김영식 원자력안전심의관은 “당시 연구 책임자가 사망해서 실험 목적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소측도 비보도를 전제로 당시 핵심 연구자 2명의 이름을 밝혔으나, 모두 사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험 당시 연구소의 말단 연구원이었던 장인순(張仁順) 소장은 “구체적인 실험 내용은 잘 모르지만, 핵연료봉 국산화와 관련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의 실험 결과 보고서나 실험 일지, 추출된 플루토늄량에 대한 기록은 그야말로 ‘전무(全無)’ 상태다. 행방을 알 수 없는 것은 기록뿐만이 아니다. 실험에 사용된 핵물질이 사라진 것이다. 과기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연구소측은 83년 실험 사실을 IAEA에 신고하면서 “실험에 사용된 핵물질이 손실돼 안전조치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와 원자력연구소측은 “워낙 극미량이라 실험 과정에서도 유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 목적 과연 순수한가

과기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실험은 이미 83년 IAEA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 심의관은 “만약 실험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IAEA가 즉각 문제를 제기하거나 현장 확인에 나섰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IAEA 보고서에는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다. 과기부는 “당시 실험에는 폐연료봉이 사용됐는데, 보고서는 사용하지 않은 새 연료봉을 사용한 것으로 작성돼 제출됐다”고 말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대해 과기부는 “당시 보고서를 손으로 작성하면서 담당자가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라늄과는 달리 플루토늄은 사용한 핵연료 즉,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실수는 납득하기 어렵다.

과기부는 “고의성이 있었다면 아예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실험이 본격적인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것이었다면, 민간연구소 대신 보안유지가 쉬운 국책연구소에서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IAEA는 왜 첫 실험 이후 15~16년이 지난 98년에야 플루토늄 문제를 제기했을까. 83년 보고서오류가 한 원인이겠지만, 전문가들은 사찰 기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는 플루토늄 추출 자체가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하튼 IAEA가 97년 첫 적발 이후 수년간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이같은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