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이슬람 전문가들은 이슬람 테러조직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인 와하비즘(Wahhabism)이라고 주장한다.
와하비즘은 174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압드 알 와하브가 7세기경 초기 이슬람 시절의 순수성으로 회귀할 것을 주창한 수니파 이슬람에 기초해 일으킨 ‘이슬람 회복운동’이었다.
이에 대해 최명길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서구인들은 9·11테러를 비롯,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 가담자들을 와하비 출신으로 내몰았지만, 사우디인들을 포함한 무슬림들은 이슬람 회복운동을 테러조직과 연계하는 것은 정통 이슬람을 모르는 ‘몰상식한’ 야만 행위로 반박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오늘날 미국을 겨냥한 테러조직은 정통 이슬람에서 완전히 이탈한 반(反)이슬람적 야만 행위로 본다는 것.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이슬람의 두 얼굴’의 저자인 미국인 스티븐 슈워츠는 “와하비즘은 유럽 종교개혁 때 나타난 가장 극단적인 신교(新敎) 종파와 비슷해, 시아파 이슬람과 타종교는 물론, 자신과 다른 수니파조차도 모두 제거돼야 할 ‘배교도(背敎徒)’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와하비즘은 현재 사우디의 종교 교육을 완전히 장악했다. 미국 공영방송(PBS)의 소개에 따르면, 사우디의 9학년용 이슬람 교과서는 “무슬림이 모든 유대인을 죽이기 전까지는 심판의 날은 오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대학 교과서는 “진정한 무슬림은 전 세계 무슬림의 5%(와하비즘 신봉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알 카에다와 같은 이슬람 테러조직은 “사우디 왕가가 이슬람의 순수성을 저버리고 친미(親美)성향의 부패 왕조로 몰락했다”며 왕가의 붕괴를 꾀해 작년 5월 이래 각종 테러를 일으켜 사우디에서만 90여명을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