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에 영국이 최초의 상업용 원전(原電)인 콜더홀 발전소를 지었을 때 원자력은 무한(無限) 에너지로 기대를 모았다. 원자력 과학자들은 “전기 검침원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전기값보다 비싼 시절이 올 것”이라며 흥분했다. ‘공짜 전기’를 쓰는 날이 곧 박두할 것이라는 선전이었다. 우라늄 1g이면 무게로 따져 그보다 1000만배인 10t의 석탄과 같은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니 그럴 법도 했다.

▶원자력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소 물질이 쪼개질 때 나오는 에너지다. 쪼개진 물질들의 무게를 합하면 원래의 물질보다 가벼워진다. 그때 사라진 질량이 에너지로 변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에너지의 양은 사라진 질량에다가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해야 한다고 했다. 1㎏ 질량의 물질이 모두 에너지로 변한다면 석유 215만t을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은 1953년 건조된 미국의 노틸러스호(號)이다. 미국이 원자로를 개조해 잠수함 엔진으로 만든 이유는 적은 양의 우라늄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틸러스호의 경우 3.6㎏의 우라늄으로 9만㎞를 항해할 수 있었다. 종래의 디젤 엔진이었다면 1400드럼의 경유가 필요했을 거리였다. 물론 그만한 연료를 저장할 공간이 잠수함에 있을 리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단이 원자력연구소가 지난 2000년 농축했던 0.2g의 우라늄 중 절반인 0.1g을 갖고 출국했다고 한다. 분말 형태의 농축 우라늄을 질산 용액에 녹여서 갖고 갔다는 것이다. 순도 100%의 우라늄 0.2g이라면 200㎾의 전력을 하루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 새끼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낼 정도의 우라늄에서 5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원자력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한번 사고가 터지면 재앙이 빚어지는 것이다. 1986년에 발생한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그런 예이다. 미국 과학자들은 원자력발전소 한 기가 1년 사이에 노심용융(爐心溶融) 등의 사고를 일으켜 그것이 중대한 불상사로 발전할 확률을 100만분의 1 정도로 계산하고 있다. 길 가던 어떤 사람의 머리 위로 하늘을 날던 비행기가 떨어질 위험과 비슷한 정도라고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절대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한삼희 논설위원 shh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