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판례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에 대한 기존의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도 같은 판단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이미 지난 2003년 5월 10기 한총련을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이적단체로 규정했다. 대법원은 또 같은해 9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남북 간에 교류·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더라도 국보법의 규범력이 상실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도 DJ정부 이후 국보법을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판결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학술적인 목적에서 이뤄지는 북한 관련 작업들에 대해 이적 표현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도 여럿 나왔다. 그 결과 1999년 293명에 이르던 국보법 위반사건 기소자도 2000~02년 130~140명선을 유지하다 작년에는 97명으로까지 줄었다.

독소조항으로 지목돼 지난 1991년 적용범위가 축소되도록 개정됐고 요즘은 검찰이 실제 적용하는 경우도 없다는 ‘불고지죄’와 관련, 대법원은 1962년 북한에 다녀와 숨어 지내는 형제를 도와준 사람에 대해 국가기밀의 탐지 수집행위를 방조한 것이라며 유죄를 확정하기도 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역시 이미 여러 차례 국보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1990년 4월 헌재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할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국보법 7조는 합헌이라고 결정했었다. 또 1997년 1월에는 “북한에 동조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평화통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