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29일 자국 기자 2명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 ‘이라크 이슬람 군대’에 기자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하고, 외무장관을 이집트에 급파하는 등 석방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무장단체가 석방 조건으로 요구한 프랑스 공립학교에서의 ‘히잡(머릿수건)’ 착용 허용에 대해서는 “히잡 금지는 화합을 위한 조치”라고 말해 불가(不可) 입장을 밝혔다.

영국 BBC는 30일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집트에 도착, 수니파 이슬람 지도자들에게 납치된 자국 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힘써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르니에 장관은 직접 바그다드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AFP 등 외신들은 전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내무장관도 이날 프랑스 무슬림 지도자들을 만난 뒤 “우리 모두는 두 기자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석방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히잡 금지 조치에 관해서는 “우리의 세속주의(종교·교육 분리주의) 정책은 차별이 아니라 모든 프랑스인의 화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무슬림종교평의회(CFCM)도 “이슬람 민병대의 비열하고 가증스러운 협박에 충격을 받았다”며 “무슬림 공동체는 이런 음모와 스스로를 구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원로 수니파 이슬람 학자들은 이날 인질범들에게 기자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프랑스 정부에 대해서도 “공립학교에서의 히잡 착용 금지 조치를 재고하라”고 요구,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프랑스 기자들을 납치한 ‘이라크 이슬람 군대’는 지난 26일 이탈리아 엔조 발도니 기자를 살해했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날 자국 정보당국이 이 단체의 조직원 12명의 이름과 5명의 사진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라크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30일 추종자들에게 미군·이라크군과의 교전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알 사드르의 측근인 나임 알 카아비는 “(그는) 이라크에서 모든 군사행동을 멈출 것을 요구했으며 우리는 정치 조직체로 전환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인근에서는 29일에도 저항세력의 송유관 파괴가 계속됐고, 북부 모술에서는 미군과 저항세력의 교전으로 저항세력 2명이 숨지고 민간인 34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이라크에서 인질로 잡혔던 터키인 기술자 2명이 소속 회사가 이라크에서 철수한 뒤 풀려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