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또 한 번 흘린 눈물이었다. 4년 전 동메달에 그쳤던 북한의 ‘유술 영웅’ 계순희(25)는 이번 아테네올림픽 여자 57㎏급에서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계순희는 이날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큰 독일의 이본느 보니시에게 선전을 펼쳤지만, 5분 간의 혈투 끝에 패했다. 유효는 서로 하나씩 같았고, 단지 효과 하나를 뒤진 때문이었다.
결승에 오르기까지는 승승장구였다. 1회전에서 말콘 베지나(말타)를 시원한 업어치기 한판, 16강에서 나탈리아 유카레바(러시아)에 우세승을 거둔 계순희는 8강 상대 콕스의 업어치기 공격을 되치기로 응수하며 시원한 한판을 이끌어 냈다. 준결승 역시 유리슬레이디 루페테이(쿠바)를 맞아 2분18초 만에 멋진 밭다리후리기로 한판승을 거뒀다.
계순희는 10대 소녀였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kg급에서 당시 ‘무적’이던 일본의 철옹성 다무라 료코를 꺾고 우승했다. 다무라 료코는 바로 전날 이 체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이뤄낸 일본의 유도 영웅. 그만큼 계순희의 등장은 세계 유도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하지만 이후 52kg급으로 체급을 하나 올려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작년 부산아시안게임(3위) 이후엔 다시 한 체급을 높이는 모험을 했고, 지난해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는 우승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